
[뉴스추적=취재본부] 정책간담회의 성과는 참석자 수나 건의사항의 개수로 결정되지 않는다. 건의한 내용이 실제 예산과 제도, 사업 추진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보령시는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와 관련한 국민신문고 답변에서 해당 간담회가 개별 사업의 추진계획을 확정하거나 추진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별도 총괄 관리체계나 통합 이행점검 기준을 운영하지 않으며, 각 사업은 소관 부서가 사업별 계획과 여건, 행정절차에 따라 추진한다고 밝혔다.
답변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분명하다. 보령시는 이번 간담회 건의사항 전체를 하나의 체계로 관리하거나 공통 기준에 따라 점검하는 별도 관리체계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실만으로 법령 위반이나 직무유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 모든 정책간담회에 별도의 전담조직이나 통합 점검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가 확인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법적 의무와 행정의 책임성은 구분해야 한다. 국도·고속도로는 국가계획과 국비 확보가 중요하고, 해상풍력과 태양광은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사업자 선정이 핵심이다. 석탄화력 폐지지역 지원은 법률과 기금 배분 기준 개선이 필요하며, 관광사업은 예산과 성과 측정이 중요하다.
사업별 특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개별 부서가 추진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여러 부서와 중앙정부가 연계되는 주요 정책 건의사항의 전체 진행 상황을 시민이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 있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보령시는 향후 예산 반영이나 제도 개선 등 성과가 도출되면 업무계획 등을 통해 추진상황이 공유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공유될 수 있다’는 표현만으로는 공개 시점과 항목, 책임부서, 공개 범위를 알기 어렵다. 사업이 지연되거나 추진되지 못한 경우에도 그 사유와 후속 대응을 공개하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거나 불필요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미 작성·보유하고 있는 공식 건의서와 관계기관 협의 문서, 회신, 예산 요구자료, 사업계획서, 추진실적 등을 통해 실제 행정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최소한 다음 사항은 확인 가능해야 한다.
▲ 간담회에서 건의한 사업별 내용과 제출일, 제출기관이다.
▲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의 접수 여부 및 공식 검토·회신 결과다.
▲ 국비 요구액과 정부 예산안 반영 여부, 국가계획 반영 여부다.
▲ 사업별 추진 단계와 지연·미추진 사유, 후속 대응 내용이다.
▲ 시민이 확인할 수 있는 공개자료와 공개 범위다.
위 항목들은 새로운 정책 성과를 만들어 내라는 요구가 아니다. 이미 진행한 행정업무와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검증 항목이다.
보령시가 국회의원에게 지역 현안을 건의했다면, 그다음은 건의 이후의 행정적 조치와 관계기관의 판단을 확인할 차례다.
정책간담회는 행정의 성과가 아니라 행정의 출발점이다. 건의 이후 무엇이 진행됐고, 무엇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지연됐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이 확인할 수 없는 성과는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보령시는 간담회 개최 사실을 넘어 건의 이후의 행정기록과 추진 결과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