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추적=황규문 기자] 보령시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차단을 위해 특별방제구역 지정에 이어 시장 직접 항공예찰까지 실시했지만, 정작 시민이 확인해야 할 피해 규모와 방제 실적, 예산 집행 및 산림 회복 대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현장 점검을 강조하기에 앞서 행정이 지금까지 무엇을 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부터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령시는 4일 엄승용 시장이 헬기에 탑승해 주요 피해지역의 집단 고사목과 확산 우려지역, 기존 방제사업 추진 상황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9월 29일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됐으며, 피해고사목 제거와 예방나무주사, 수종 전환, 강도솎아베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도자료에는 특별방제구역 지정 당시 피해 규모와 지역별 확산 추이, 항공예찰에서 확인한 피해 의심목 수, 기존 방제사업의 완료 실적과 예산 집행 현황이 빠져 있다.
특별방제구역 지정은 했지만, 얼마나 심각하고 얼마나 대응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항공예찰은 산림지역의 고사목과 피해 의심지역을 파악하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감염 확산 차단이나 방제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항공에서 발견한 고사목에 대한 지상조사와 감염 여부 확인, 실제 제거 및 후속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시가 밝힌 피해고사목 제거와 예방나무주사 등의 사업도 대상 물량과 완료율, 잔여 물량, 사업비 집행액이 공개돼야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 수종 전환과 강도솎아베기 역시 대상지 선정 기준과 산림 복원계획 없이 사업 추진 사실만 나열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없다.
생활권 위험목 정비도 마찬가지다. 주택가와 도로변의 위험목을 우선 정비하겠다는 계획에 그칠 것이 아니라 조사 대상과 정비 일정, 완료 여부를 제시해야 시민 안전대책으로서 의미가 있다.
더욱이 이번 항공예찰에서 확인된 사항이 기존 방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인지, 새로운 피해지역을 발견한 것인지, 추가 방제 물량을 얼마나 발생시켰는지도 확인돼야 한다.
엄승용 시장이 산림청과 충청남도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관별 역할과 책임, 방제 일정 및 성과 관리체계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헬기 탑승이라는 상징적 현장 행보가 아니다. 피해가 얼마나 발생했고, 방제 대상 중 얼마나 처리했으며, 추가 감염을 얼마나 억제했는지에 대한 검증 가능한 결과다.
보령시는 특별방제구역 지정 근거와 피해 현황, 항공예찰 결과, 사업별 방제 실적 및 예산 집행 내역, 생활권 위험목 정비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
산림 보호는 선언이나 현장 방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피해 확인에서 방제, 사후 관리, 산림 복원까지 이어지는 행정의 실행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특별방제구역 지정과 시장의 항공예찰까지 이뤄졌다면 이제는 성과를 입증할 차례다. 보령시가 공개해야 할 것은 예찰을 실시했다는 홍보가 아니라, 그 이후 달라진 산림의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