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학협력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전용덕 조교수, 김정호 대표, 황진선 조교수(왼쪽부터).
실용음악을 전공한 학생에게 졸업 뒤의 길이 무대 하나뿐인 것은 아니다. (주)JU보컬&발성전문스튜디오(대표 김정호)가 지난 10월 28일 정화예술대학교 실용음악학부와 맺은 업무협약은 가르치는 일을 또 하나의 직업으로 고민하는 전공생에게 눈여겨볼 만한 내용을 담았다.
두 기관이 함께 추진하기로 한 활동은 크게 세 갈래로, 졸업생을 강사로 채용해 앞길을 돕는 일과 재학생이 참여하는 현장 실습, 그리고 전문 특강이다. 모두 앞으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배움과 일자리 사이의 거리를 좁혀 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학생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 졸업장과 첫 강의실 사이, 강사 채용이라는 연결고리
졸업생 강사 채용은 이번 약속에서 전공생의 미래와 가장 직접 맞닿은 항목이다. 학교를 떠난 음악 전공자는 스스로 활동 무대를 찾아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터를 재학 시절부터 구체적으로 그려 볼 수 있다는 점이 학생 입장에서 보는 이점으로 꼽힌다.
다만 보컬 강사는 본인이 노래를 잘한다고 해서 곧바로 해낼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수강생마다 다른 음색과 버릇을 알아채고 그 사람에게 맞는 말과 순서로 풀어 설명하는 능력이 뒤따라야 하므로, 강사를 꿈꾸는 전공생은 실력만큼이나 전달하는 힘을 함께 길러 둘 필요가 있다.
김정호 대표가 이 대학 출신 강사들을 두고 내린 평가도 이 대목에서 읽어 볼 만하다. 그는 "정화예술대학교 보컬 전공 졸업생들에게 레슨을 받은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졸업생들의 열정도 가득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채용 논의가 막연한 구상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처음 강단에 서는 사람에게는 수강생 앞에 앉아 한 시간을 이끄는 일 자체가 낯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채용이라는 약속이 의미를 가지려면 그 전에 현장을 접해 볼 통로가 함께 놓여야 하는데, 양측이 실습과 특강을 같은 묶음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 현장 실습, 전공 수업에서 배운 것을 레슨실에서 시험하는 시간
현장 실습은 일반적으로 학생이 실제 일터에 나가 업무의 흐름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을 말한다. 보컬 교육 분야라면 한 차례의 수업이 어떻게 준비되고 흘러가는지, 강사가 배우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며 다음 과제를 정하는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재학 중에 이런 경험을 해 보면 강사라는 일이 자신과 맞는지를 졸업 전에 가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화예술대학교 학생들에게는 강의실 밖 레슨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접하면서, 가르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실무 감각을 차근차근 쌓아 갈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실습의 가치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데보다 부족한 점을 일찍 확인하는 데 있다는 말이 흔히 나온다. 혼자 노래할 때는 문제없던 대목도 남에게 설명하려 들면 막히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어서, 이런 빈틈을 졸업 전에 발견한다면 남은 학기의 공부 방향을 다시 잡는 데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전문 특강도 협력 항목에 함께 들어갔다. 특강은 정규 과목과 달리 한 가지 주제를 현장 전문가의 시각으로 깊이 짚어 주는 자리인 경우가 많아, 전공생에게는 교재로 익힌 내용을 실무자의 언어로 다시 들어 보고 앞으로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스스로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무대와 교육 현장을 나란히 놓고 그려 보는 앞날
음악 전공자의 직업은 일반적으로 연주와 창작, 공연·음반 제작, 교육 등 여러 갈래로 나뉜다. 그중 교육은 자신이 익힌 지식을 다른 사람의 성장으로 돌려주는 일이면서 공연 일정과 나란히 이어 갈 수도 있는 활동이어서, 무대 경력을 쌓으려는 이들도 함께 고려해 보는 분야로 꼽힌다.
노래하는 사람은 오랜 연습으로 얻은 감각을 말로 옮기는 데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정화예술대학교 실용음악학부는 보컬교수법 강의를 운영하며 이런 전달 역량을 길러 왔는데, 학교에서 배운 방법을 실제 레슨 장면과 견주어 볼 자리가 생긴다면 전공 공부의 쓸모도 한층 또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 처지에서 이번 협력을 바라볼 때 중요한 점은 어느 한 길을 고르라는 요구가 아니라는 데 있다. 가수나 연주자의 꿈을 키우면서도 강사라는 직업의 실제 모습을 미리 들여다볼 수 있다면, 졸업이 다가올수록 커지기 쉬운 막막함을 조금이나마 덜고 더 넓은 시야로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다.
■ 학생의 앞길을 돕는 협력, 스튜디오에도 자극이 된다
이번 협력이 학생 쪽에만 유익한 구조는 아니다. JU보컬&발성전문스튜디오 역시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음악을 공부한 인재들과 어울리면서 강사진의 역량을 한층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발성을 앞세운 자사 수업 방식을 예비 강사들과 나누는 기회로도 삼을 전망이다.
JU보컬&발성전문스튜디오는 호흡과 발성의 기초를 중시하는 수업을 운영하며 최근 서울·인천·경기 지역으로 지점을 늘려 왔다. 대학 쪽 기대도 작지 않다. 정화예술대학교 전용덕·황진선 조교수는 "JU의 교육철학과 방향이 우리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강사 채용과 실습, 특강이 계획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음악 전공자가 고를 수 있는 직업의 폭도 그만큼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졸업을 앞둔 학생에게는 무대와 교육 현장을 함께 놓고 자신의 진로를 설계해 볼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어서, 앞으로의 실행 과정에 눈길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