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일상의 분주함이 사라지거나 가족들이 각자의 일터로 떠나고 홀로 남겨진 거실에 고요가 찾아올 때, 수많은 중장년이 미묘한 불안감과 함께 아득한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켜놓은 TV 소리만이 적막을 깨는 공간 속에서, 자신이 마치 세상에서 완전히 잊혀지거나 버려진 듯한 서글픈 소외감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부질없이 옛 지인들의 소식을 찾아 헤매거나, 원치 않는 모임과 약속을 만들어 어떻게든 혼자 있는 시간을 피하려 애쓰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왜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을 이토록 두려워하고 조바심을 내는 것일까. 수십 년 동안 사회라는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을 미덕으로 배우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역할과 기준에 내 삶을 맞추느라 정작 오롯이 혼자 남아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탓이다. 혼자 있다는 사실을 사회적 실패나 쓸쓸함의 증거로 여기는 그릇된 편견이, 우리를 혼자 있는 시간의 귀함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깊은 외로움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 내 영혼을 살찌우는 완벽한 공간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것이다. 외로움이 세상과의 연결이 끊어졌다는 결핍에서 오는 수동적이고 고통스러운 감정이라면, 고독은 세상의 수많은 소음과 자극으로부터 스스로 걸어나와 나 자신에게 몰입하는 능동적이고 눈부신 상태를 의미한다. 똑같이 홀로 있는 시간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외로움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고독이라는 귀한 선물로 맞아들이느냐에 따라 내 삶의 질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
역사상 위대한 예술가와 사상가, 철학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만의 깊은 고독의 시간을 온전히 사수했던 사람들이었다. 혼자 있는 그 조용하고 빈 공간이야말로 타인의 잡음이 소거되고, 내 내면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진실한 목소리와 가슴 뛰는 창의성이 피어나는 가장 거룩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시간은 결코 삶의 여백이나 결핍이 아니다. 지친 영혼을 온전히 회복시키고, 타인에게 휘둘렸던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 나라는 사람의 내면을 알차고 풍요롭게 채워 넣는 가장 완벽한 창조의 공간이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라?!! 홀로 서야 비로소 보이는 진짜 나
우리가 혼자 있는 시간을 온전하게 누리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끊임없이 남의 눈치를 보고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는 습관 때문이다. "혼자 밥 먹고 혼자 다니면 남들이 나를 외톨이로 보지 않을까"라는 부질없는 체면과 자존심이 내 마음의 자유를 가로막는다. 그러나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가식적인 관계와 피곤한 교제에 내 소중한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붓는 것이야말로, 내 귀한 인생을 덧없이 탕진하는 가장 안타까운 행위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과감하게 탈출할 때, 비로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진짜 나라는 존재의 생생한 생명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향기의 커피를 즐기는지, 어떤 풍경 앞에서 가슴이 뛰는지 자기 자신의 소박한 취향과 욕구를 하나씩 확인해 나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홀로 당당하게 서서 자기 자신과 깊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휘둘리지 않고 진정으로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단단한 자존감을 형성하게 된다.
고독을 최고 명작으로 가꿔내는 3단계 몰입과 창조 기술
그렇다면 혼자 있는 시간을 외로움의 늪이 아닌, 내 삶의 가장 빛나는 명작으로 바꾸어 내는 실천법은 무엇일까.
1단계는 '나만의 고독 리추얼'을 만드는 것이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완전히 끄고, 차 한 잔을 마시거나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나 자신과 가만히 마주하는 정적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2단계는 손을 움직이는 '창조적 몰입'이다. 평소 꼭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가슴속 속내를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소소한 정원 가꾸기처럼 오롯이 혼자만의 즐거움에 몰입할 수 있는 나만의 소박한 취미에 빠져보는 것이다.

3단계는 홀로 떠나는 '소소한 탐험'이다. 혼자서 미술관을 찾아가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 오랫동안 서 있거나, 혼자 호젓한 산책로를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이다. 누군가의 동의나 맞춤 없이 오롯이 내 감각이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과정 속에서, 혼자 있는 시간은 피하고 싶은 고통이 아니라 나에게 주는 가장 감사하고 눈부신 축제의 시간으로 완벽하게 바뀌게 된다.
홀로 있음을 기꺼이 즐겨라?!! 오늘 밤, 온전한 나만의 축제를 시작하라
남겨진 인생의 주인이 되어 내 영혼을 가장 풍요롭고 눈부시게 가꿔 나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더 이상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거나 피하려 애쓰지 말자. 외로움이라는 환영에 속아 마음에도 없는 사람들과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기보다, 나에게 찾아온 조용한 고독을 기꺼이 끌어안고 그 시간을 나라는 작품을 완성해 가는 가장 멋진 재료로 활용해 보자.
오늘 밤, 세상의 모든 소음을 가만히 뒤로하고 불을 밝힌 방 안에서 나만을 위한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나 자신을 향해 깊은 미소와 함께 따뜻한 인사를 건네보자. 혼자 있음을 기꺼이 즐기고 나 자신과 온전하게 하나가 되는 그 단단한 용기가, 당신의 남은 인생을 그 어떤 화려한 명작보다 아름답고 빛나게 만들어 줄 가장 위대한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