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해킹의 두뇌가 된 시대…한국 금융권을 흔든 ARTEX의 경고

DeepSeek·Claude 등 외부 AI 모델 연결해 취약점 탐색과 공격 과정 자동화

사람이 일일이 조작하지 않아도 움직이는 자율형 침투 도구의 등장

해킹 기술보다 취약한 외부 서비스와 접근 권한 관리가 더 큰 문제

2026년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진 국내 금융권 연쇄 해킹 사건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침투 테스트 도구 '아르텍스(ARTEX)'가 공격에 활용된 정황이 확인됐다. DeepSeek 등 외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연결해 취약점 탐색과 공격 작업을 자동화하는 이 도구는 AI가 사이버 공격의 보조 수단을 넘어 실행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해킹의 방식이 달라졌다…AI가 공격 전 과정을 연결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연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사이버 보안 환경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해커가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했느냐가 아니다. 인공지능이 공격자의 지시를 해석하고, 다음 행동을 계획하며, 실제 보안 도구를 실행하는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AI 기반 자율 침투 테스트 도구 '아르텍스(ARTEX)'는 DeepSeek, Claude, GPT 등 외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연결해 시스템 취약점 탐색과 공격 작업을 자동화하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다. 2026년 9~10월 발생한 한국 금융권 연쇄 해킹 사건에서도 ARTEX와 복수의 AI 모델이 공격에 활용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AI 에이전트의 악용 가능성이 현실적인 보안 위협으로 떠올랐다. AI가 공격 계획을 세우고 실행 도구와 연계해 반복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은 해킹의 기술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공격 범위와 속도를 확대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금융기관이 핵심 전산망뿐 아니라 외부 연계 서비스와 개인정보 접근 권한까지 철저히 관리해야 하며, AI를 활용한 자동화 공격에 대응할 상시 보안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미지=AI생성

 

연합뉴스와 글로벌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분석에 따르면 2026년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예가람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국내 금융회사 7곳에서 침해 사고가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서 개발된 오픈소스 자율형 침투 테스트 도구 ARTEX와 여러 AI 모델이 함께 활용된 정황이 드러났다. 공격자는 복수의 서버와 우회 접속 경로를 이용해 여러 금융기관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신한은행에서는 대출 관련 서비스에서 고객 약 2만5000명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공격은 금융기관의 핵심 전산망만이 아니라 대출 조회 서비스와 직원 업무 지원 시스템 등 외부와 연결된 서비스도 주요 공격 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다만 금융기관별 피해 내용과 침입 경로, ARTEX의 구체적인 관여 범위는 각각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ARTEX는 AI 모델이 아니라 AI를 움직이는 실행 프레임워크다

 

ARTEX를 이해하려면 먼저 AI 모델과 AI 에이전트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DeepSeek, Claude, GPT 등은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이나 코드를 생성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다. 반면 ARTEX는 이러한 외부 AI 모델을 연결해 실제 보안 점검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한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다.

 

쉽게 설명하면 LLM이 공격 또는 점검 계획을 세우는 두뇌라면 ARTEX는 그 계획에 따라 보안 도구를 실행하고 결과를 다시 AI에 전달하는 작업 체계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AI 챗봇은 사용자가 질문하면 답변을 생성한다. 하지만 자율형 에이전트는 목표를 입력받으면 작업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도구를 실행하며, 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

 

ARTEX는 이러한 구조를 침투 테스트에 적용했다.

 

사용자가 점검 대상과 목표를 지정하면 여러 에이전트가 대상 정보를 조사하고, 적합한 도구를 선택해 작업을 수행한다. 실행 결과는 다시 공유 정보에 반영되고, 다음 작업을 계획하는 데 활용된다. 따라서 ARTEX의 핵심은 새로운 해킹 기술을 독자적으로 만들어냈다는 데 있지 않다. 기존에 보안 전문가가 수행하던 여러 작업을 AI와 자동화 도구로 연결해 반복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있다.

 

DeepSeek와 Claude는 어떤 역할을 했나

 

이번 한국 금융권 공격에서 주목받은 부분은 ARTEX가 하나의 AI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분석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공격자는 ARTEX를 구동하는 주요 모델로 DeepSeek의 v4.1-Flash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별도로 Claude Code 세션에서는 중국 즈푸AI의 GLM-5.3과 xAI의 Grok 4.6 등도 보조적으로 활용한 정황이 발견됐다.

 

AI 모델마다 역할을 나눠 사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RTEX가 침투 테스트의 전체 작업 흐름을 관리하고, LLM은 상황을 해석하거나 코드 작성, 조사 결과 정리 등의 작업을 지원하는 구조다. 다만 모델별로 어떤 공격 단계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모든 모델이 금융기관 침입에 직접 사용됐는지는 구분해야 한다. 확인된 자료는 복수 모델의 활용 정황을 보여주지만, 모든 작업의 세부 분담을 확정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구조가 위험한 이유는 특정 AI 모델 하나를 차단한다고 해서 공격 전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격자는 다른 모델이나 API 제공업체로 바꿀 수 있고, 여러 도구를 조합해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AI를 이용한 해킹이라고 하면 첨단 기술로 보안 시스템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공격 대상의 취약한 연결 지점이다. 금융기관의 핵심 업무 시스템이 아니라 외부에 공개된 조회 서비스와 직원용 업무 지원 시스템 등이 공격 경로로 활용된 정황이 나타났다.

 

이러한 서비스는 고객과 직원의 업무 편의를 위해 운영된다. 하지만 외부 서비스와 내부 시스템이 연결돼 있다면 접근 권한과 데이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보안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던 작업을 빠르게 반복할 수 있다. 공격자는 여러 시스템을 대상으로 조사 범위를 넓히고, 발견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행동을 결정하도록 자동화할 수 있다.

 

안랩이 별도 시험 환경에서 ARTEX를 재현한 결과도 이런 위험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구체적인 취약점이나 공격 절차를 알려주지 않고 목표와 허용 범위만 지정했다. 그러자 ARTEX는 파일 업로드 기능의 취약점을 찾아 웹셸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다른 시험 환경에서는 내부 시스템으로 접근 범위를 넓히는 결과도 확인됐다.

 

이는 AI가 기존 보안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 작업을 연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실제 금융권 공격의 모든 과정이 동일하게 진행됐다는 뜻은 아니다.

 

AI 기반 자율 침투 테스트 도구 '아르텍스(ARTEX)'는 DeepSeek, Claude, GPT 등 외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연결해 시스템 취약점 탐색과 공격 작업을 자동화하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다. 2026년 9~10월 발생한 한국 금융권 연쇄 해킹 사건에서도 ARTEX와 복수의 AI 모델이 공격에 활용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AI 에이전트의 악용 가능성이 현실적인 보안 위협으로 떠올랐다. AI가 공격 계획을 세우고 실행 도구와 연계해 반복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은 해킹의 기술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공격 범위와 속도를 확대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금융기관이 핵심 전산망뿐 아니라 외부 연계 서비스와 개인정보 접근 권한까지 철저히 관리해야 하며, AI를 활용한 자동화 공격에 대응할 상시 보안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미지=AI생성

 

90여 개 기업에서 820만 건 탈취…별도 사건도 경고를 보냈다

 

AI 기반 해킹의 위험은 금융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6년 11월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정보기술 분야 비전문가가 AI와 독학한 해킹 기술을 이용해 국내 90여 개 업체에서 개인정보와 내부 업무자료 등 820만 건 이상을 탈취한 혐의로 수사해 왔다. 이 사건에서도 ARTEX와 AI 코딩 에이전트를 활용한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피의자는 학원과 병원, 골프장 등 여러 업체를 대상으로 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앞서 발생한 금융권 연쇄 침해 사건과는 별개의 수사 사례다. 두 사건의 피해 규모를 합산하거나 동일한 공격자의 범행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다만 두 사례는 공통된 문제를 보여준다. 고도의 보안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사람도 AI와 자동화 도구를 결합해 여러 조직을 대상으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킹 기술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공격을 시도하는 사람은 늘어날 수 있다. 방어 조직은 공격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뿐 아니라 공격 시도 자체가 얼마나 빠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

 

ARTEX는 당초 기업과 기관이 자체 시스템의 취약점을 점검하도록 설계된 보안 도구였다. 보안 전문가가 시스템의 약점을 찾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자체를 악성 도구로만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공개된 코드를 누구나 내려받아 분석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정당한 보안 점검에 쓰이던 기술도 공격자가 악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개발자 Autumn-27은 금융권 공격에 ARTEX가 활용됐다는 보안업체들의 분석이 공개된 뒤인 2026년 10월 8일 공개 개발과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비공개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원본 개발자의 공개 중단이 곧바로 도구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미 배포된 코드와 복제본은 다른 저장소에서 계속 유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초에는 보안업체 Censys가 인터넷에 비밀번호 없이 접근할 수 있는 ARTEX 배포 환경 800개 이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안랩도 별도의 조사에서 ARTEX 관련 공개 IP를 추적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터넷에 노출된 모든 ARTEX 환경이 범죄에 사용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상적인 보안 연구나 허가된 침투 테스트 환경도 포함될 수 있다.

 

더욱이 보안 도구 자체가 외부에 인증 없이 노출되면 공격자가 그 도구를 악용하거나 운영 정보를 탈취할 가능성까지 생긴다. 보안을 점검하기 위해 설치한 프로그램이 또 다른 보안 위험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중국 보안기업 스렛북(ThreatBook)은 ARTEX를 상용화한 ARTEX Pro를 포함해 AI 기반 침투 테스트 플랫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픈소스 공개 중단과 기술의 상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다.

 

 

AI 시대의 보안은 속도가 아니라 관리 능력의 문제다

 

AI는 이미 문서 작성과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을 넘어 보안 업무의 실행 단계까지 들어왔다. 방어 분야에서도 취약점 분석과 침해 징후 탐지, 대응 자동화에 활용될 수 있다. 문제는 공격자와 방어자가 같은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준비 수준과 대응 속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ARTEX가 보여준 위협은 특정 중국산 도구 하나를 차단하면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외부 LLM과 실행 도구를 연결하는 방식은 앞으로 다른 소프트웨어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 원본 프로그램이 사라져도 비슷한 기능을 갖춘 새로운 에이전트가 등장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권이 집중해야 할 대상은 특정 AI 모델의 이름이나 해킹 도구의 브랜드가 아니다. 외부에 공개된 시스템, 과도한 접근 권한, 관리되지 않는 데이터, 반복적인 비정상 접근 등 공격자가 파고들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다.

 

이번 금융권 해킹 사건은 AI가 인간의 판단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이 내린 악의적인 지시를 AI가 더 빠르고 넓은 범위에서 실행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에 가깝다. AI가 해킹을 대신하는 시대가 아니라 AI가 해킹의 속도와 규모를 키우는 시대다. 이제 금융기관의 보안은 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격자가 자동화된 도구로 접근하기 전에 취약한 연결 지점을 찾아내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보안의 기본은 오히려 분명해진다. 누가 시스템에 접근하는지, 어떤 정보를 볼 수 있는지, 외부와 내부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일이다. ARTEX가 남긴 경고는 결국 이 기본을 얼마나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지 묻고 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이비즈타임즈에 있습니다]

작성 2026.11.08 22:14 수정 2026.11.08 22:14

RSS피드 기사제공처 : 이비즈타임즈 / 등록기자: 윤교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튜브 NEWS 더보기

양두구육(羊頭狗肉) ‘환경’이라는 공공선을 걸어놓고 선거 때마다 ‘표’를 판다? 산황동 스프링힐스 18홀 증...

주제 : 이들의 행복 없이는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은 없다. 좋아요 + 구독

리더경제 | 국민연금 또 오른다…월급 300만 원이면 월 15만 원https://www.leader-eco...

리더경제 | 불법사금융 막은 뒤, 급전이 필요한 서민은 어디로 가나https://www.leader-eco...

리더경제 | 생산·소비·투자 모두 늘었는데…내 살림의 회복은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 ▶️청해부대 확대 검토…장병들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나https://www.leader-econom...

리더경제스페인 고속열차 추돌 69명 사망https://www.leader-economy.kr/news/479...

리더경제 ️ 투표지 247만 장 열렸다https://www.leader-economy.kr/news/4796...

리더경제 사우디 ‘원유 최우선 공급’…우리 기름값도 내려갈까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 국민배우 최불암 29일 향년 87세로 별세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 김정은은 왜 단둥 자동차공장으로 갔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밥 먹고 한복 입고 왕릉까지https://www.leader-economy.kr/news/4782...

리더경제 피해자는 왜 집을 떠나야 하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478...

"2026년 12월 31일 고양시의 선택은?" 산황동 골프장 증설 15년 갈등… 환경도 살고 골프장도 사는 ...

[전남 워케이션] 함평 스톤델리아 리조트와 무안 황토갯벌 맨발축제 현장! - 뇌 피로를 리셋하는 울트라 어싱...

리더경제 차를 번쩍 든 로봇https://www.leader-economy.kr/news/478343#리더#...

리더경제 김정은 사망설 확산…군 행사 참석 보도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구급차는 왔다…그런데 국가는 함께 왔습니까?#리더#경제 #리더경제#민생국감#국정감사#응급의료#섬의...

리더경제 젠슨 황 옆 작은 오리https://www.leader-economy.kr/news/478341#...

리더경제 중동에서 공격받은 배…다음은 한국 주유소 가격표일까https://www.leader-economy....